본문 바로가기
사회복지

사회복지실습 솔직 후기 - 양로원에서 실습을 마치고...

by 위로♡ 2021. 6. 7.
반응형

나이가 들고 철이 들어 함께 잘사는 사회를 생각하며 사회복지로 뛰어들었다. 거창하게 말하면 그렇지만... 먹고살기 위해 취업 수요가 많은 복지분야를 생각한 것이 맞나 싶기도 하다. 어쨋든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나에게 의미가 될 역할을 생각하며, 그리고 사회에 도움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학사가 있어 타전공 학위 취득을 위해 학점도 일반 자격증 학점보다는 많이 이수를 했는데, 실습만 못했다.
코로나 시국으로 실습이 미뤄지다 보니... 이제서야 겨우 실습을 시작했다. 평일엔 일을 하니 주말에 갈 곳을 열심히 찾았는데, 양로원에서 날 받아 준다. 감사한 마음으로 실습을 갔다.

첫날은 정신없이 지났다. 다리가 아픈것 같다. 본격적인 일과는 늦게 시작은 됐지만 층마다 분리수거를 하고 음식물쓰레기도 비우고 화장실과 욕실까지 청소를 했다. 그리고 점심때는 어르신들의 배식과 퇴식을 도왔다. 거동도 불편하고 인지력도 저하되어 점심시간임을 알려드리고 식판을 갔다 드려야 하는 경우는 챙겨서 도왔다. 그리고 나도 점심을 먹고 한숨돌리고 간식을 배부했다. 그리고 잠시 쉬고 제일 고령인 여자 어르신들이 있는 층에서 프로그램도하면서 어르신 케어를 하고 저녁식사도 그렇게 챙기고 일과정리 후 조금 빠른 귀가를 해주셨다.
이튿날도 이와같은 일정으로 반복되었고, 집에 오고 그 이튿날까지 다리가 후들 거렸다. 오랜만에 그렇게 몸을 많이 써가며 일했고, 피곤에 뻗어 잠이 들었다. 첫날이라 긴장도 많이 했었나보다.


다음주도 그렇게 일과는 반복됐다. 그런데 점점 마음이 좋지 못하다. 우울증까지는 아닌데 어느새 '죽음', '마지막 시간' 그런 단어들이 마음속에 맴돌았다.

고개를 돌리면 TV에서나 볼 수 있는 백발의 어르신들이 앞뒤좌우로 계신다. 어느 생활실 어르신들은 한분 빼고 침대에 누워만 계시고, 다른 방의 어르신은 혼자 걷지를 못하신다. 대다수의 어르신은 어르신용 보행기에 몸을 의지한 채 화장실을 가기위해 복도를 다니신다. 무엇을 위해 삶이 유지되는지 혼돈 스럽다.

사회복지 중 노인 복지를 생각해 보고자 선택한 실습처....
강아지 똥쯤 아무렇지 않게 치웠는데, 강아지 냄새를 꼬순내라며 향기로워하던 나인데... 이곳에서는 왜 마음조차 침체되어 가라앉아버리는지... 사실 마음이 힘든 시기에 실습을 한 것도 있다.


난 이곳에서의 실습 기간이 가면 갈 수록... 죽음과 마지막의 모습이란 우울한 생각만 밀려와 극단적이게도 나는 늙으면 너무오래 살아있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때가 되어보면 그 생각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끝이라는 마지막이 가까워 오는 순간의 모습에 이루어지는 케어는 사회복지를 뛰어넘는 인간 존엄에 대한 존중의 문제인 것 같다.


사회복지를 준비하며 많은 것을 내려놓고 견딘 시간이 내겐 버거워서 우울한 생각만이 가득했건 것도 사실이다. 늦게 시작해서 오롯이 버텨야했던 내가 안스러워질 쯤 실습이 시작되기도해서 나역시 정신적으로 많이 약해져서 그런생각들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물론 거동도 가능하고 집에서 일상생활을 하시는 노인에 대한 복지문제는 조금 다른 차원이리라...
초 고령의 노인 복지란 그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케어가 최선이라는 것 같은 암울한 느낌.... 좀 생각이 많이 갔나..


아무튼 실습 동안 몸은 힘들고 마음은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다.
내 미래 마지막 생의 한 순간을 우울하게 느껴본 것 같다. 그래도 가끔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못 다이룬 꿈이나 소망을 이야기 해 주실 때가 있다. 나도 꿈을 꾸는 삶의 과정인 것 같은데 아마도 인간의 일생동안 계속되는 삶의 이유가 꿈꾸는 건 아닐까... 죽으면 더이상 꿈꿀 수 없고 느낄 수 없으니까...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살아내야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실습을 하면서 요양원.병원, 양로원 등의 시설은 마지막으로 가는 곳이라는 주변의 말들을 가슴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의 일몰이라는 시간속에서도 못다 꾼 꿈을 꾸는 어르신들을 돌봐주는 일은 인간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주는 최종의 단계가 아닐까... 좀 미화시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새 많이 우울한데, 우울해서, 난 우울한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실습에 임했던 것 같다.

일은 일이고, 실습은 실습이다.

반응형